[오마이뉴스 한림랩 뉴스룸] "'누가 내 이를 닦아주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 감동했죠"
  • 등록일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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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이를 닦아주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 감동했죠"

[인터뷰] 20년째 구강 보건 교육과 무료 스케일링 봉사 이어가는 치과위생사 박인희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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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춘천 예치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인희씨 모습. ⓒ 박지은 기자


강원도 춘천시에는 조금 특별한 치과위생사가 있다. 약 20년째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을 대상으로 구강 보건 교육과 무료 스케일링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박인희(48)씨가 그 주인공이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던 겨울의 어느 날, 강원도 춘천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치과 봉사에 나서게 된 이유를 들어봤다.


박씨는 얼마 전 다녀온 봉사 현장을 떠올리며 "한 어르신의 이를 닦아드렸더니 훨씬 개운하다며 자녀들도 이를 닦아주지 않는데, 제가 이를 정성스럽게 닦아드리니 너무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이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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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희 치과위생사가 노인을 대상으로 춘천 베스트재활통합복지센터에서 구강 교육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 박인희


"어르신들은 대부분 치약으로 틀니를 닦고 계시는데, 그건 오히려 틀니를 상하게 해요"라며 설명을 이어 나간 박씨는 "치과 세정제나 주방 세정제로 닦아야 하는데, 기본적인 세척법조차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알려줬다.


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박씨는 "치약에 들어 있는 연마제 성분이 틀니 표면에 미세한 흠집을 만들어 세균이나 곰팡이가 쉽게 번식할 수 있어요. 칫솔을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죠"라고 설명했다.


현재 밀알 재활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보건 교육을 하고 있다는 그는 "아이들에게는 올바른 칫솔질을, 어르신들에게는 틀니 세척과 관리법을 알려드리고,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스케일링 봉사도 하고 있습니다"라며 "단체 교육은 영상이나 PPT 자료를 활용하고, 개별 방문을 통해 직접 구강을 닦아드리기도 합니다"라고 전한다.


이어 박씨는 "밀알 재활원에 스케일링 체어가 있어 스케일링 치료 봉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글러브나 치약 같은 재료는 춘천 예치과에서 후원을 받고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일과 봉사를 병행하느라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박씨는 "봉사하러 가면 힘든 순간도 있지만, 뿌듯하고 행복해서 괜찮다"며 "어르신들의 이를 닦아드리지만, 그분들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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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 관리법 교육 봉사 도중 가까이에서 배우고 싶다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강의실 앞까지 나와주신 어르신과 눈을 마주치고 있는 박인희씨 ⓒ 박인희


박씨는 "얼마 전 스마일재가 노인복지센터에서 틀니 관리 교육 봉사를 할 때 참석하신 분들께 세척법을 설명해 드렸더니, 걸음이 힘든 어르신께서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며 보조 기구를 짚고 걸어와 저랑 눈을 마주하셨어요"라며 "그때 옆에 있던 분이 이 장면을 찍어 줬어요. 그때 서로 눈을 맞추던 장면을 사진으로 바라보노라면 얼마나 흐뭇한지... 그래서 조금 힘들어도 이 일을 계속하게 되네요"라고 말하는 박 치과위생사이다.


문득, 무료 구강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이에 박씨는 "제가 남들과 다른 것 중 하나는 치과 위생사라는 면허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자격을 남들에게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라며 "간호사 1년차 때 밀알 재활원에서 봉사한 것을 시작으로 학부모 참여 수업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구강 보건 교육을 하게 됐고, 이후 부모님의 치아 건강을 신경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인 복지 센터에서도 봉사하게 됐습니다"라고 알려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할 수 있는 한 계속하고 싶어요"라며 "이가 빠지거나 깨진 틀니를 그냥 쓰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은 치료도 잘 못 받고 계시거든요. 그분들을 치과와 연계해서 많은 분이 치료 받을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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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9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79회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표창을 수상한 박인희씨 ⓒ 박인희


덧붙이는 글 | 박지은 대학생 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 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미디어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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